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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상즈 러브 in the sky 공식북] 치바 유다이 인터뷰 (+ 다나카 케이, 요시다 코타로, 토츠기 시게유키 인터뷰)
1120 2020. 11. 20. 00:08Interview, 《옷상즈 러브 -in the sky- 공식북》(2020)
치바 유다이 ― 나루세 류
출연 이야기가 왔을 때는 솔직히 고민했습니다. 그렇지만 감사한 일이니 해 보자고 뛰어들었지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대본대로 가지 않는다, 애드리브가 많다.’는 게 어떤 것일까 생각했지만 크랭크인 하고 나니 이런 거였나 싶었어요. 맨 처음에 찍은 장면은 편의점에서 돌아온 나루세가 기숙사에서 하루타 씨와 우연히 마주치는 신인데 그 자리에서 생겨나는 연기가 대본의 행간이나 여운을 점점 메워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긴장했지만 (다나카) 케이 씨가 도와주셨어요. 이것이 <옷상즈 러브>의 세계로구나 싶었고 이 세계에 있으려면 지금까지의 접근법으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화에서 전방후원분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방으로 돌아가는 것도 대본에는 ‘사라지는 나루세’라고만 나왔지만, 사람만 좋은 시노미야 씨에게 짜증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난 거라 생각하고 도발적인 제스처를 시도해 봤습니다. 결국 살짝 노려본 뒤에 사라지는 것과 책으로 얼굴을 가리는 두 패턴을 촬영했고, 채택된 것은 지금 생각하면 나루세의 민낯에 더 가까운 쪽이었어요. 마찬가지로 3화에서는 라운지에서 요시다 (고타로) 씨와 이야기하는 신을 촬영하다가 참지 못하고 웃어 버렸어요. 다른 작품이라면 참아야 했겠지만, 나중에 감독님이 “그게 있었기 때문에 두 분 다 아주 좋은 표정이 되었어요.”라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로 ‘그때 일어난 것’을 소중히 여기는구나 하고 실감했습니다.
붙임성이 없고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한다는 설정뿐이면 2차원적인 냉정한 캐릭터처럼 연기할 수도 있지만, 하루타 씨나 시노미야 씨와 얽히며 새로운 면이 나오고 변해 가서 제대로 인간다운 다면성을 지닌 나루세로 있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연애에 관해서도 사람은 꼭 무엇이 계기고 어디에서부터 좋아졌는지 분명한 게 아니라서 어느새 좋아지거나 어느 때 ‘이게 사랑인가?’가 되는 현실성이 있었어요. 나루세는 ‘애초부터 좋아한다는 것이 뭔지 모르고 있다.’는 데서부터 시작되고, 그 후 시노미야 씨를 좋아하게 된다는 건 저도 처음에는 몰라서요. 중간 단계에서도 막연하게밖에 듣지 못했습니다. 의식하게 된 건 정말로 6화 훠궈 식당에서 캡틴에게 “그건 사랑 아닌가?”라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예요. 현실적이죠.
초반에 시노미야 씨에게 “하루타 씨랑 키스했는데요.” 그런 말을 하는 것도 “아니, 난 됐어.” 하고 폼 잡는 시노미야 씨가 안타까워서고요. 쳇, 빨리 가라고! 하고 몇 번 날아차기 하고 싶었는지(웃음). 초호기를 날게 해 주고 싶어서 도와준다든지 삼각김밥을 그렇게 가지고 간다든지 하며 거리를 좁혀 가는 와중에도 나루세는 자각하지 못하죠. 하지만 그런 나루세의 변화가 하루타 씨에게 변화를 일으키고, 하루타 씨는 나루세에게 마음을 토로하고 키스하는……. 그런 모든 것이 관계성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움직여서 일어난 것일까 싶어요.
하루타 씨에게 “안 돼요.”라고 하는 나루세의 말 뒤편에 있었던 건 거절이 아니라 그 장면에서는 이미 소중한 존재였던 하루타 씨의 마음을 알아 버렸다, 그런 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 두 사람이 키스에 대해 언급하는 신은 없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루타 씨는 6화에서 테라스에 와서 격려해 주고 7화에서 나루세가 차였을 때는 공원으로 찾으러 와 줬죠. 그런 크나큰 다정함에 나루세는 무척 감사하고 있고 ‘도망치지 않고 마주하는 멋짐’도 존경하고요. 그러니까 마지막에 하루타 씨가 자신에게 아주 크고 소중한 존재라고 전하고 연인은 아니지만 특별한 관계가 될 수 있었던 건 다행이에요.
시노미야 씨에 대한 첫사랑은, 역시 6화의 ‘밀어 넘어뜨린다’는 전개가 어려워서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나루세의 기분을 생각해 봤어요. 하루타 씨의 마음이 없는 건 알면서 시험 삼아 사귀고, 잘 되지 않아서 시노미야 씨는 상처 입고. 뭔가 해 주고 싶지만 지금까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았기 때문에 방법을 몰라서, 전에 빗속에서 하루타 씨가 자기를 안아 줬을 때 기뻤으니까 자기도 그걸 애써서 하려고 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노미야 씨가 밀쳤을 때 “어떻게 해 줘야 할지 모르겠는걸.”이 나왔죠. 대본에 없는 말이었어요. 거절당하고 캡틴과 스모를 하고 화해하고 마지막에는 연인 미만의 키스를 했지만 앞으로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스핀오프에는 그 힌트가 있을 거예요(웃음).
저는 현장에서 일 이야기는 별로 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케이 씨나 토츠기 씨,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어서 다양한 사고방식을 알게 되고 또 저에게밖에 보이지 않는 풍경이나 저밖에 할 수 없는 해석에 대해 생각할 수도 있었고 그래서 연기가 달라진 적도 있었어요. 정말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나루세로 바치에게 입덕한 지 오늘로 1년.
+ 2020/12/07 추가
다나카 케이 인터뷰

다나카 케이 ― 하루타 소이치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저는 무척 갈등했습니다.
하루타 소이치와 쿠로사와 무사시라는, 이름도 캐릭터도 같지만 전혀 다른 설정으로 <옷상즈 러브>의 새 드라마를 만든다는 말에 그 도전이 멋지고 보람도 있겠다 싶어서 수락했습니다. 게다가 키지마 프로듀서가 “하루타×무사시 엔딩으로 가고 싶다.”고 하신 게 저는 엄청 의외라서 그렇다면 아주 재미있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나 <in the sky >를 하루타×무사시 엔딩으로 한다면 두 사람 안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움직여야 하는 한편, 모두가 놀랄 ‘비장의 카드 엔딩’으로 하고 싶은 것이니 되도록 결말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이야기를 진행해야 했죠. 그래서 이번 각본에는 항공사 설정이 추가되고 두 사람이 맺어지는 것을 숨기기 위한 ‘전개’가 점점 늘어나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전개하려면 기본적으로 거기에 등장인물의 감정이 흐르고 있지 않으면 보는 사람은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죠. 하지만 저로서는 <in the sky > 각본에는 좀처럼 그게 보이지 않아서요. 그래서 키지마 프로듀서나 감독님과 아침까지 몇 번이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건 <옷상즈 러브> 팀에서는 매번 있는 일인데, 이야기를 해 보면 제 머릿속에 있는 것과 감독님이나 키지마 씨 안에 있는 것이 결국은 같아요. 같은 장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납득은 해도 실제로 연기하기는 어려워서 솔직히 3화까지는 <옷상즈 러브>라면 좀 더 할 수 있을 텐데 하고 조바심이 나기도 했어요. (치바) 유다이랑 토츠기 (시게유키) 씨는 처음 이 팀에 참가하는 것이기도 하고, 우리 배우가 연기하기 위해 믿을 건 역시 각본. 각본을 읽고 세계를 생각하고 각본에 울라고 되어 있으면 울죠. 후반에 걸쳐서 방향을 튼 ‘애절한’ 파트로 드라마를 어떻게 연결해 갈 것인지 초조해하던 중에 5화 촬영이 끝나고 토츠기 씨와 유다이, 제작진들과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회식을 했어요.
그래서 이번 <in the sky >는 “거기에서 살고 있는 하루타와 무사시와 나루세와 시노미야, 그곳에 있는 우리를 믿어 주세요.”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각본은 어디까지나 바탕이고 거기에서 우리가 만들어 가자고. 즉 각본에서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돌아.”라고 쓰여 있더라도 ‘왼쪽으로 돌고 싶어.’ 하고 생각하면 왼쪽으로 돌아도 좋고 각본대로 ‘오른쪽으로 돌고 싶네.’ 하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해도 좋고요. 그 자리의 자기 기분을 소중히 여기자, 이런 것이지만 이 ‘우리를 믿고 우리와 함께 만들어 줘.’가 이뤄졌을 때 <옷상즈 러브>는 엄청 강해지죠. 토쿠오 씨가 써 준 폭발적으로 재미있는 대사나 무사시의 충격적인 행동이라든가 한계를 뛰어넘은 설정에 대해서 다시 배우가 느끼는 대로의 감정을 더하면 ‘옷상즈 러브 특유의 현장’이 돼요. 역을 벗어났을 때의 그 사람 자신의 민낯과 사고방식, 언어까지 주입되면 캐릭터는 한층 더 깊이를 지니게 되고 역시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면 전개도 움직이죠’. 각본에 리얼리티와 설득력을 지니게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고, 등장인물의 마음을 엮어 내는 것이 <옷상즈 러브>. 그리고 거기에 응해 주는 반석 같은 출연진과 든든한 감독님과 제작진이 있고…… 이런 특별한 감각은 이 현장에서밖에 맛보지 못해요.
엄청 좋아하잖아요, 하루타는 무사시를. 원래 하루타는 무사시를 대단히 존경하기도 하고 인간애도 엄청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7화에서 나루세에 대한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캡틴을 좋아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데는 역시 무리가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우정의 라스트 엔딩도 시시하고 연애 감정으로 하려면 하루타가 언제부터 무사시를 사랑했는지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죠. 생각하고 생각해도 좀처럼 하루타의 마음이 보이지 않아서, 라스트신 전날 밤, 이번 촬영에서 처음으로 (요시다) 코타로 씨를 불러내서 식사를 했어요. 유다이와 루토 감독님도 불러서 많은 이야기를 했고요. 다음 날, 최종 보스에 도전하는 기분으로 무사시 엔딩의 라스트신을 맞았습니다.
헬리포트에서 무사시와 마주했을 때, ‘좋아한다’는 마음이 ‘언제부터’가 아니라 코타로 씨와 계속 해 오며 코타로 씨를 좋아하는 마음과 겹쳐져서 네 작품 전부의 하루타와 무사시의 관계성이 눈물과 함께 북받쳤어요. 하루타 소이치라는 역을 네 번이나 연기했고 진짜 좋아하는 역이고 정말 괴물 같은 캐릭터라서 <옷상즈 러브>가 끝나는 쓸쓸함보다 하루타가 끝나 버리는 쪽이 쓸쓸할 정도로요. 그와 마찬가지로 무사시하고도 이제 만날 수 없구나 하고 생각했더니 하루타가 무사시를 생각하는 마음에 제가 코타로 씨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해져서, 이유가 필요 없는 ‘좋아한다’는 마음으로 넘친 라스트신이 됐습니다. 언젠가 다시 하루타와 무사시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요시다 코타로 인터뷰

요시다 코타로 ― 쿠로사와 무사시
<in the sky >의 하루타에 대한 마음은 첫눈에 반한 것에 가깝지요. 말하자면 벼락을 맞은 듯한 느낌. 벼락을 맞아서 네, 그 사람이 좋아졌습니다, 그게 하루타였어요. 그런 급작스러운 시작 방법이긴 했습니다. 부동산 편 때처럼 같은 직장에서 하루타의 됨됨이나 이런저런 면을 알고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하루타를 좋아했구나, 하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벼락을 맞은 것처럼 ‘이 기분은 뭐지.’라는 이야기도 오히려 실생활에서 사람을 좋아하게 될 때는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토츠기 (시게유키) 군이 연기하는 시노미야도 얽혀 있어서 거기에서 일어나는 사랑의 쟁탈전이라고 할지 서로 견제하고 과시하며 코미디 파트는 저절로 분위기가 고조되어 가는 듯한 설정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4화의 탁구 신에서 “좋아해(스키사)!” 하고 그만큼 기분이 고조되어 마음을 토로하면 할수록 그 뒤에 하루타에게 포기할 테니까, 하고 울면서 말하는 기복이 심한 신 쪽이 연기하기는 쉽고 감정을 만들기 쉬워서 양쪽 신에서 쓱 들어갈 수 있었어요.
또 딸과 사랑의 라이벌이 되다니 비현실적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것조차도 현실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옷상즈 러브>의 세계가 있고 그 역량이 배우들에게 있고 그런 연출을 딱 맞게 무리 없도록 해 주는 감독과 제작진이 있는 것이 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츠카와 (아이미)와 연기 계획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딸이 더 강하고 아버지가 끌려가는 관계가 되었지요. 사츠카와도 이 드라마에 엄청 기대하고 있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하려고 해 줬기 때문에 그건 받아 내서 다시 돌려주고 싶었어요.
치바 (유다이) 씨는 이쪽의 마음속에 쑥 들어오는 연기를 하는 사람. 한 컷 한 컷 진실미가 있어요. 과장된 액션이 넘치게 연기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과장됨 안에 사실적인 것이 제대로 있어서 연기 안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느낌이 들지요. 그리고 성별을 뛰어넘은 ‘귀여움’을 표현할 수 있는 연기를 해서 그 또한 아주 신선했습니다.
토츠기 군하고는 무대에서 몇 번 함께 한 적이 있는데, 2화의 “내가 하루타를 좋아해도 되는 거지.” 하고 옥상에서 확인하는 신에서는 토츠기 군의 기어가 바뀌어서 진심이 담긴 눈을 한 것처럼 느꼈습니다. 눈에 눈물이 조금 고이고. 제가 보기에는 거기에서 시노미야라는 사람의 캐릭터가 정해졌다고 생각했어요. 매우 수줍음이 많고 성실하지만 마음속에서 불길이 격렬하게 타오르고 있는 듯한 시노미야의 배역 연구가 확립된 게 아닐까 싶었지요.
저는 <옷상즈 러브>라는 세계에 토츠기 군이나 치바 씨보다 먼저 있었으니까 <옷상즈 러브>의 선배로서 얼마나 격하게 하루타를 좋아하게 되는지 그 견본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단, 과격하고 웃기기만 한 코미디는 하고 싶지 않아요. 마음에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면 그건 <옷상즈 러브>가 아니게 되니까 역시 ‘좋아한다’는 마음은 현실적이고 소중하게 연기하지 않으면 안 되죠. 그 점이 가장 어려워요. <옷상즈 러브>의 세계에 확 뛰어들어 버리면 거기서부터는 흘러갈 수 있지만 그 뛰어들 때까지의 높은 텐션이 모든 신에 필요했어요. 하루타에 대한 감정의 고조 등 몸도 감정도 전부 “자, <옷상즈 러브>를 할 테다.” 하고 끌어올려 놓지 않으면 나 혼자만 달랑 남기고 가 버려서 좋은 신을 만들 수 없게 돼요. 다나카 케이도 그걸 하고 있어서 특히 케이와 할 때는 정신을 집중해야 했죠. 그러니까 긴장감이 대단한 현장이에요. 제작진도 잘 웃어 주지만 배우의 단순한 테크닉이나 익숙한 현장이라 긴장이 풀어진 연기다 그러면 다들 웃지 않아요. 배우가 어느 선까지 분위기를 고조시켜서 “이건 어때, 자, 어떠냐.” 하고 보여 주면 “오늘은 이렇게 온 건가!” 하고 현장 분위기도 완성되어 가죠. 그건 케이와 연기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거예요.
<옷상즈 러브>는 한 화 속에 클라이맥스가 한 신뿐인 드라마가 아니라 한 화 대부분의 신이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다, 저희는 이렇게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기 때문에 봐 주시는 분에게 어떤 식으로 전해지고 있을지 흥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온에어는 부동산 편 때부터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보며 방송을 봤어요. 여러분의 반응이 진짜 재미있었어요.
단편 드라마 때부터 계속 하루타를 좋아하고 보답 받지 못하는 그 상태로 여러 장면을 해 왔습니다. 그쪽이 편해서 막상 보답 받게 되니 갈팡질팡하고 있어요. 인격자 쿠로사와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하루타는 한 번 맺어지면 파국은 일어날 것 같지 않고 계속 행복하게 있을 수 있을까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좀 더 보고 싶기 때문에 그럼 역시 재미가 없는데 하는 생각도 드는 참입니다.
토츠기 시게유키 인터뷰

토츠기 시게유키 ― 시노미야 카나메
오퍼를 받았을 때는 ‘나로 괜찮은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제 배우 인생 중에서도 이렇게까지 중요한 역을 받은 적은 별로 없어서 기쁜 마음 45퍼센트, 송구한 마음 55퍼센트였어요. 각본을 받고 시노미야 역의 중요함에 다시금 놀랐고 동시에 쿠로사와 무사시가 너무 재미있어서 소리 내서 웃었습니다. 요시다 코타로 씨하고는 몇 번 무대를 같이 하고 여러 번 술도 마셨기 때문에 코타로 씨 목소리로 생생하게 뇌 속에서 재생하면서 읽을 수 있었죠(웃음).
똑같이 하루타를 사랑하는 역으로서 무사시를 의식하지는 않았고, 그건 시노미야가 ‘하루타를 쟁취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연심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는 사람이니까요. 시노미야 자신도 무사시를 라이벌로 보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내게는 행복해질 자격 따윈 없어.”라는 대사는 진심으로 생각했고 그건 란과 결혼하고 이혼한 것과 관계있겠지요. 그러니까 이혼하고 10년 동안 사랑을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하루타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시노미야는 한눈에 반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보기에 하루타가 기숙사에 와서 함께 지내는 사이에 부성인지 모성인지 아무튼 돌봐 주고 싶은 욕구에서 마음이 점점 깊어진 것일까 싶어요. 매력으로 느낀 건 서툴고 허당이지만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다정한 점. 무턱대고 열심이고요. 하지만 그런 마음도 본인에게 전할 생각은 없었을 거라서 솔직히 5화 마지막에서 시노미야가 하루타에게 고백하는 신은 배우로서 엔진을 고속 회전시켜야 했어요. 그렇게 해서 생각해 보니 고백한 이유는 하루타와 맺어지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마음에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였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어요. 포기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하면 그건 시노미야의 스탠스로 합치하죠. 말하자면 추억을 만드는 7일간이었으니까 모든 게 즐겁고 하나하나 음미하듯이 지내고요. 그래서 시험 교제 일주일이 끝난 뒤 “하루타하고는 사귀지 않아.”라고 말하는 신은 안타까운 장면이 많은 시노미야에게도 가장 애틋했습니다.
배우에게 있어서 ‘그 역이 그 신에서 제대로 살아 있는가.’를 얼마나 표현할 수 있는지는 영원한 주제죠. 현실적인 생활을 그대로 따와도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서 균형이 중요하고, 이 작품은 평소 이상으로 사실감을 추구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 설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보통은 대본을 잘 읽고 연기 계획을 다듬지만, 크랭크인 직후에 (다나카) 케이 군이 사실적인 라이브감을 원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사전 준비를 하지 않고 대사도 ‘대충’ 외우고 현장에서 확정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대본에 없는 대사를 촬영 전 단계에서 확인하는 것도 너무 하면 사실적인 느낌이 없어지니까 최소한으로. 이런 현장은 좀처럼 없어요. 배우들도 대단하고 전작부터 이어 온 제작진도 대단하고. 4화의 탁구 신은 그중에서도 굉장했죠. 실은 촬영 전에 루토 감독님에게 “전설을 만들어 봅시다.”라는 문자를 받았어요. 그 의욕을 받아서 저도 단단히 마음을 먹었죠. 당일 촬영은 고타로 씨의 공격하는 연기를 받아서 거기에 지지 않도록 연기로 반격하는 것의 연속이라 정말 즐거웠고 방송을 봐도 엄청 재미있었어요.
다른 사람의 연기를 보는 것도 즐거웠고 상대의 연기에 내가 어떻게 되돌려 줄지도 보람이 있어서 행복하기 짝이 없는 드문 현장이었어요. 케이 군은 연기가 뛰어난 건 물론이지만 늠름한 이미지도 있어서 작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끌어 가는 좌장으로서의 든든함에 놀랐습니다.
치바 (유다이) 군도 평범하게 대본을 읽는 것만으로는 나오지 않을 움직임을 해 와서, 상당히 생각하고 다듬었구나 하고 의욕을 느꼈습니다. 6화에서 시노미야가 나루세에게 고백 받는 신은 정말로 치바 군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그 뒤에 “난 너한테 그런 마음은 없어.” 하고 거절하는 이쪽의 죄책감이 엄청나서 그 마음을 꺼내면 이미 성립하는…… 그런 연기를 치바 군이 해 줬으니까 어떤 의미로는 아주 편했지요. 4화에서는 가쓰오부시 삼각김밥만 사 온 나루세가 진짜 귀여웠기 때문에 대본에는 “그게 뭐야(웃음).”라고 쓰여 있었지만 애드리브로 “너 귀엽네.”라고 했어요.
8화의 나루세랑 한 키스신은…… 치바 군이 키스했을 때는 ‘남자 입술이 이렇게 부드럽네.’ 하고 생각했어요. 그 신, 처음에 키스하려고 한 건 시노미야잖아요. 시노미야는 연애에 능동적이 아닌데 왜 그랬을까 생각해 봤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로 본 촬영을 맞았고 이건 뭐 귀여웠던 거군 싶었지요. 귀여운 존재를 앞에 놓고 무심코 키스할 뻔했다가 0.1초 만에 아니 잠깐만, 하고 정신이 들어서 그만뒀지만 그 틈을 나루세가 놓치지 않았다…… 이런 신일까요. 그러니까 나루세를 좋아하게 된다면 이제부터라고 생각해요. 거기서 마치는 건 좋은 끝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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